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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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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습지, 그 생명의 터

김미자 | 2017.01.05 | 조회 1412









   순천만의 아침은 다양한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가장 먼저 들리는 흑두루미 울음소리는 그동안 떨어져 지내온 많은 시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듯 하다.


마치 척박한 번식지에서 이렇게 어린새를 데리고 무사히 도착했노라고 서로의 고초를 토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둠이 채 가시기전 이른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 일상의 놀이터에 날아와 서로 주고 받는 리가 마치 함성처럼 순천만 안에 가득하다

갈대숲 너머 앵무산 능선을 따라 내려 온 아침햇살은 키 큰 버드나무 꼭대기를 따사로이 비추고

어디선가 우루루 몰려 온 밀화부리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큰 노란 부리에 이끌려 조심조심 다가서면 놀이터에 나타난 새로운 술래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듯

장난치듯 몸을 급히 숨겨버린다.

 

걸음을 옮겨 무진교위에 오르니

갈색 융단위로 반사되어 부서진 햇볕의 향연에 온몸의 기운이 아찔해진다.

대대포구를 덮은 엷은 안개는 소풍 나온 오리떼들의 물장구에 흩어져 사라지고

몽롱한 혼미 속에서 비틀거리듯 갈대숲으로 발을 재촉한다.

지난 여름 윤기 흐르던 청 갈대는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낭만적인 둥지를 여름철새인 개개비에게

선물해주더니 저 멀리 겨울을 나러간 개개비들의 안부는 전해 들었을까?

그 풍성한 꽃자루에 홀씨까지 바람에 맡겨버린 채 푸석한 꽃대와 깡마른 잎새로 겨울을 맞는다.

늦가을 찬 이슬이 포근한 꽃씨에 안기어 갈색 솜사탕이 되어 버렸다.

갈대밭 사이로 잔잔한 바람이 온다.

솜사탕을 머리에 인 갈대는 작은 바람에게도 길을 내어주고 가느다란 몸짓으로 화답하곤 한다.

 

잔잔한 갯골 수면 위로 햇살은 하얗게 은은한 선율처럼 퍼져 가고 짱뚱어 다리 아래  질펀한

갯벌 밥상이 차려졌다.

여름내 찰진 갯벌밥상의 주인공이었던 짱뚱어는 따뜻한 갯벌 이불을 덮고 깊은 겨울잠에 들어 갔고

겨울 밥상은 겨울을 나기 위해 속속 도착한 겨울철새 차지가 되었다.

갯가를 따라 주걱 같은 부리를 휘휘 젓는 노랑부리저어새,

뺨에 두 줄기 갈바람적을 간직한 흰뺨검둥오리,

붉은 입술을 가진 붉은부리갈매기,

람에 검은색 댕기깃을 리는 댕기물떼새,

샛노란 속치마를 두른 쇠오리,

홀로 고독을 즐기는 왜가리,

노랑 양말을 신은 쇠백로까지 모두 나와 식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녹색머릿결을 가진 청둥오리 한쌍은 상은 뒷전이고 긴 썰물 위로 반짝이는

갈대숲사이 작은 갯골을 따라 그들만의 밀회를 즐긴다.

 

대대포구를 출항한 탐조선은 S자 수로 위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지나가고

반환점 앞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위로 수없이 많은 새들이 갯벌을 수놓듯 흩어져

휴식을 즐기고 있다. 그러다 불현듯 그들의 춤사위는 반란처럼 몰아온다.

새들은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찾아 하늘을 가로지른다.

수면을 박차고 오리떼가 날아오르는가 하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저만큼 기러기떼가 간격을 두고

비상한다.

갯벌 주변의 폐염전이나 고도가 높은 염습지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던 도요물떼새들도

빠른 템포의 왈츠를 추듯 이들의 화려한 군무에 합류한다수줍음을 못내 감추지 못한 불그레한 겨울해는 화포 봉화산을 향해 가고

긴 응달에서 벗어나 햇볕을 받아 안은 멀구슬나무 열매는 그리움처럼 달콤하다.

 

드넓은 갯벌과 갯골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순천만의 하루가 저물면 뭇 생명들은 모두 잠자리에 든다.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모습은 변하겠지만 전 세계 생태관광지 100선으로 선정된 순천만습지의

천연성과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뭇 생명들이 전해주는 감동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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